최정호 시장 취임 초 집행부 ‘패싱’ 논란… 리더십 상처
농산유통과, 전임시장 결재 ‘어양 로컬푸드 위탁안’ 의회 상정 무산된 뒤에야 최 시장에 보고
최 시장 당선인 때 정헌율 시장 ‘오버액션’ 계획수립 상왕정치, 최 시장 허수아비 논란 부추겨
최 시장 모호한 입장·태도에 로컬푸드조합 배신감 팽배… ‘행정 철회·소송 취하’ 후 협상이 답
최정호 익산시장이 취임 초부터 집행부에게 ‘패싱’ 당하는 굴욕적인 상황이 벌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요지는 집행부가 전임 정헌율 시장이 결재한 중요한 안건을 현직 최정호 시장에게 보고도 않고 의회에 상정을 시도하려다가 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된 뒤에야 최 시장에게 보고하는 일이 있었던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농산유통과 과장과 계장은 익산시의회 원구성이 완료된 7월 초, 해당 상임위원회인 산업건설위원회 김순덕 위원장과 조남석 의원 등을 면담했다.
과장과 계장이 의원들을 만난 이유는 '익산시 로컬푸드직매장 어양점 위탁 동의안‘을 이번 13일부터 열리는 시의회 임시회에 상정해달라는 부탁을 하려는 것이었다.
의원들은 “아직 익산시와 어양점 매장을 점유하고 있는 로컬푸드협동조합의 재판이 진행 중이고, 법원 판결도 안 나온 데다 상황을 잘 모르는 초선 의원도 많다”며 “9월 쯤 다시 논의하자”고 거부했다.
과장과 계장은 최 시장에게 보고도 않고 의회를 찾았다가 안건 상정 계획이 무산된 뒤에야 이를 최 시장에게 상황 보고했다.
한 마디로 집행부에 패싱 당해 리더십에 큰 상처를 받은 셈이다.
최 시장이 ‘로컬푸드 어양점 위탁 동의안’으로 패싱 당한 굴욕은 사실 이 번이 두 번째다.
민선 자치단체는 통상 새로운 시장이 당선하고 인수위원회가 꾸려지면, 비록 시장의 임기가 한 달 가량 남아 있더라도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행동은 자제하는 것이 관례다.
계속 사업의 결재에 집중하면서 임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장이 새로 사업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고 물러나는 것이 도리다.
그런데 전임 정헌율 시장은 이러한 관례를 깨고, 새로운 계획을 수립했다.
지난 6월 11일, 농산유통과가 작성해서 올린 '익산시 로컬푸드직매장 어양점 위탁계획' 서류에 최종 결재한 것이다.
내용을 보면, 위탁기간이 올 9월 1일부터 2028년 8월 31일까지 2년이다.
놀랍게도 위탁기간이 최정호 시장의 재임기간 내다.
최 시장이 취임해서 나중에 해도 될 사안인데도, 정 시장이 현직시장의 지위를 내세워 무리하게 새로운 계획을 수립한 셈이다.
이미 ‘로컬푸드 어양점 위탁 동의안’은 전대 시의회에서도 여러 차례 부결된 안건이다.
전임 정헌율 시장이 직접 안건을 살피고 결재해 시의회에 상정했음에도 3~4번 부결될 정도로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특히 ‘로컬푸드 어양점 사태’는 익산시와 어양점 위탁 운영해온 로컬푸드협동조합이 운영권을 놓고, 행정소송으로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어 시의 행정력이 낭비될 뿐만 아니라 조합원 및 시민들이 큰 불편과 피해를 겪고 있는 중대한 사건이다.
6월 3일 최정호 시장 당선 후 인수위원회가 꾸려지고, 한창 업무보고를 받거나 공약사항을 점검하던 때 정헌율 시장은 과감하게도 수차례 고배를 마신 로컬푸드 어양점 위탁동의안을 결재했다.
설사 현직시장 신분으로 동의안을 결재했더라도, 이 동의안은 새로 취임한 최 시장과 시의회가 처리해야 할 안건이기 때문에 ‘정 시장의 오버액션’에 불과한 셈이다.
농산유통과는 결재 받은 이 동의안을 당시 최정호 당선인을 찾아 보고했다.
그리고 최 시장 취임 후 전임시장이 결재한 동의안을 가지고 익산시행정수반인 최 시장에게 보고도 않고, 의회에 안건 상정을 시도했다가 무산됐다.
사안의 무게로 보면, 신임 최 시장의 결재를 받아 진행해야 할 동의안인데도, 최 시장의 허락도 안 받고 독단으로 의회 상임위를 찾은 것이어서 취임 초 최 시장의 리더십에 큰 상처로 남게 됐다.
아니나 다를까 이렇게 최 시장이 패싱 당한 일이 호사가들의 입줄에 오르고 있다.
“최 시장은 허수아비냐, 정헌율 시장이 상왕정치 하느냐”는 비난과 함께 “도대체 정헌율 시장에게 어떤 큰 빚을 졌기에 끌려다니냐”는 조소 섞인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로컬푸드협동조합 내부에서는 최 시장에 대한 배신감도 팽배해지고 있다.
복수의 조합원은 “농산유통과가 시장의 권위에 정면으로 도전한 것인데 내버려두고 있느냐”며 “당선 전에는 로컬푸드협동조합의 요구를 다 받아줄 것처럼 하더니 이제 와서 로컬푸드협동조합을 제외하고 슬그머니 동의안 처리를 진행하려는 속셈은 아닌지 의심이 된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문제는 최 시장이 모호한 ‘입장과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 시장은 당선인 시절 정 시장이 위탁동의안 결재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고, 더욱이 자신이 취임했는데도 농산유통과가 허락도 받지 않고, 전임시장의 결재 받은 동의안으로 의회를 찾은 것에 대해서 보고만 받고 그냥 넘어갔다.
최 시장은 민주당 익산시장 후보로 확정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양점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 건인가”에 대한 기자의 물음에 “현 운영 조합에 위탁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다만, 현직 시장의 권한행사를 하고 있어 추후 관계자들과 논의해 원만히 해결해나갈 계획”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로컬푸드 어양점 사태’는 끌면 끌수록 시민의 피해만 늘어나는 결과만 낳게 된다.
더욱이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설사 위탁동의안을 시의회에서 통과시켜 새로 수탁자를 선정했다하더라도, 점유자인 로컬푸드협동조합이 계속해서 점유하며 행정소송을 진행한다면 최종 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는 하나마나한 일이 될 게 뻔하다.
만약 대법원 판결까지 간다면, 최 시장 임기를 넘길 수도 있다.
특히 이 사태는 ‘법원의 시간’이 된지 오래다. 행정집행에 불응해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무리하게 행정력을 동원했다가는 부서 직원들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으로 고발될 우려도 있다.
복수의 로컬푸드협동조합원은 “우리가 불량식품을 팔았는가, 아니면 보조금을 단 한 푼이라도 횡령한 사실이 있는가” 반문하며 “잔류농약 검사 등을 거친 안전한 먹거리를 판매하는 순수 농민들의 매장이고, 보조금 대신 오히려 익산시에 임대료까지 지불하고 운영하는 선량한 단체”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전임 시장과 익산시의 과도한 행정으로 핍박 받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최정호 시장이 ‘허수아비, 상왕정치’ 등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전임 정헌율 시장의 연결고리를 끊어내고, 정 시장이 내렸던 행정결정을 모두 철회하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시에서 먼저 손을 내밀면, 법원에 제기한 행정소송 또한 취하할 의향이 있다는 뜻도 내비치고 있다.
과거를 모두 뒤로하고 위탁동의에 대한 논의, 특히 계약 위반의 논란을 촉발한 계약 문구 등도 토론장에 올려 민주적으로 해결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